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도시를 전면 봉쇄했던 중국 산시성 시안이 봉쇄 27일 만에 신규 확진자 ‘제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시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8일 하루 동안 성 전체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19일 밝혔다. 지난달 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40일 만이다. 이에 따라 시안 내 고위험 지역은 3곳에서 1곳으로, 중위험 지역은 64곳에서 5곳으로 조정됐다.
시안의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달 18일 두 자릿수를 넘어서더니 25일부턴 1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시안시 당국은 23일부터 도시를 전격 봉쇄한 데 이어 27일부터는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온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에 시안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자 더욱 엄격한 봉쇄 조치로 대응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확진자의 거주지와 직장을 폐쇄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벌이고 있다.
도시 전체가 봉쇄된 시안에선 한 산모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유산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30대 남성이 음성 확인서가 없다는 이유로 응급 치료를 못 받고 4시간여 만에 숨지는 일도 있었다. 시안의 실상을 기록한 중국 프리랜서 기자 장쉐의 ‘장안십일’은 SNS에 올라온 지 닷새 만에 삭제되기도 했다. 장쉐는 “행정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방역 통제로 인해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하루 175명까지 치솟았던 시안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1일부터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시안시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부터 일부 거주 지역에 한해 봉쇄 관리를 풀었다. 또 감염 확산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단계적으로 봉쇄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