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올해 제주농업 2대 소득작목인 감귤과 월동채소의 제주품종 확산에 사활을 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종자 로열티를 줄이고 기후 위기에 강한 작물 생산을 위해 주요 작물의 제주품종 육성 및 이용 확대를 2022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농기원은 우선 최근 제주에서 개발한 마늘(대사니, 한라장아찌), 브로콜리(뉴탐라그린), 당근(탐라홍), 양파(싱싱볼플러스, 황수옥 등) 등 월동채소 9개 품종을 육성하기로 하고 이중 4개 품종에 대해 육묘업체와 통상실시 계약을 맺었다. 통상실시는 기관이 개발한 품종의 사용권을 육묘업체에 이전하는 것으로 계약 목적이 품종 보급 확대에 있는 만큼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
농기원은 새롭게 개발한 브로콜리 1품종의 품종 출원도 앞두고 있다. 색이 진하고 채소작물에 흔히 발생하는 노균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 상품성과 수량성을 모두 갖춘 품종으로 기대된다. 올해 10농가를 대상으로 시험 재배한다.
제주 월동채소는 감귤과 함께 제주농업의 2대 소득작목이다. 제주는 겨울철에도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일이 적어 겨울철 국내 신선채소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종자 해외 의존도가 높아 로열티 부담이 컸다.
올해 농기원은 감귤 신품종 확대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농기원은 제주에서 개발한 만감류 ‘가을향’ ‘달코미’ ‘설향’ 품종의 생산 촉진을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도 전역 40개 농가(5~10㏊)에서 실증 재배를 추진하며 지역 적응성 검토를 거칠 계획이다.
이들 품종의 재배지를 제주로 한정하고 생산 초기 홍보·판매를 일원화해 농산물 판매가 제주지역 농가 수익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주로 판매되는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등의 만감류는 품종보호 출원 유효기간이 지나 료열티를 지불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산 품종이다.
허종민 농업기술원장은 “우리 품종을 키우면 로열티 부담을 덜고 종자 구입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기후와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주 품종 개발·보급에 올 한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