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주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 후보인데, 현재 상황은 ‘안철수·이준석’ 말싸움으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안 후보는 ‘안일화’(안철수로의 단일화)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간일화’(간보는 단일화)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후보가 단일화 없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단일화를 고려해 이 대표가 안 후보를 너무 몰아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와 이 대표 간의 해묵은 앙금이 단일화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단일화 국면이 조성될 경우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 대표가 안 후보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후보는 19일 CBS라디오에 나와 단일화와 관련해 “조건이나 방법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철수로의 단일화라면 그 단일화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제가 대표선수로 나갈 수 있다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가 조금 오를 때 저는 많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것만 봐도 (윤 후보 지지율 하락세로 인한) 반사이익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최근 자신을 향해 날선 발언을 내놓는 이 대표를 겨냥해 “이 대표 발언은 ‘안철수가 무섭다. 내가 초조하다’ 이렇게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아무런 신경을 쓸 게 없으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위협이 될 때만 발언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안 후보를 공격하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가) 저희의 2030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이전돼 수치가 상승했던 것에 너무 고무돼 ‘안일화’ 이런 말도 만드셨더라”며 “인터넷에 가보면 안일화보다는 ‘간일화’라는 단어가 더 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협상이 지분싸움 등으로 비치면서 건설적이지 않은 논쟁으로 가는 경우를 국민들께서 많이 보셨기 때문에 간을 보는 형태로 간일화,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3자 구도로 가도 이기는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수치들은 그렇게 나오고 있다”고 답했다. 단일화 없이도 대선에서 윤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