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 전 대표는 19일 이 후보의 소통 플랫폼 ‘이재명 플러스’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유력 후보 중 오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만 보이지 않는다. 34년 정치 생활에서 이런 대선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는 지역을 방문하고 생활을 공개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나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의 부인 정우영씨도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김건희씨가) 나서지 않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그 내부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참으로 공인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건희씨뿐 아니라 윤 후보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에 임하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 행태를 보면 도대체 대통령선거를 뭘로 아는 것일까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대선은 후보 개인의 일이 아니고, 패밀리 비즈니스가 될 수도 없다. 대선은 국가의 큰 공적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공적 사업이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는 당연히 공인이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공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사적 욕심보다 국가 이익을 앞세워야 하고 삿된 이유로 세대 간, 남녀 간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을 갈라쳐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비롯해 20대 남성 유권자들에게 소구하는 메시지를 쏟아낸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최근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보도의 반향이 크지 않자 이 전 대표가 직접 스피커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대표는 이 후보가 박스권 지지율의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또 한번 (이 후보의) 고비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김건희씨 이슈로 집토끼 결집과 함께 여성들 표심을 어느 정도 끌어올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의 위기 때마다 등판해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후보가 ‘범진보 대통합’을 외치며 집토끼를 최대한 끌어모으던 시기인 지난달 31일 이 전 대표는 “2017년의 이재명과 2021년의 이재명은 다르다”며 “그는 상당한 발전을 했고, 그 증거는 경기 도정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황교익 논란’이 민주당 경선판을 흔들 때도 이 전 대표가 황씨의 자진 사퇴를 이끌어내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물밑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조정식, 이형석 의원과 함께 선대위 미래시민광장위원회 광주본부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