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법원의 잇따른 방역패스 효력정지 결정에 대해 “경솔한 판단”이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와 관련한 법원 결정에 즉시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오미크론처럼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돌면 (미접종 비율이 높은) 청소년과 소아에서 감염자가 아주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사례를 보더라도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늘어나게 되면 청소년이나 소아에서의 사망자 또는 중증 환자 또는 다기관염증증후군 같은 후유 장애를 앓게 되는 경우들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유지에 대한 부분을 정부가 계속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함께 신규 확진자 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주에 만약 델타의 영향만 있었다면 2000명대 수준까지 떨어졌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주에 이미 4000명대의 정체를 보인 것 자체가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지난 주말에 이미 4000명대를 넘어섰다. 그 전 주가 3000명대였다. 그러니까 이미 주말부터 증가가 되기 시작했고 주말에 감염 재생산 지수가 1을 넘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면 이번 주, 다음 주까지 계속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3개 그룹의 시뮬레이션 자료를 확인했다”며 “(통상적으로는) 2월 중순에 2만명 이상, 최악의 경우 2월 말 또는 3월 초에 9만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예측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 조치 완화를 검토하는 영국 등 유럽 국가와 한국의 상황이 아주 다르기 때문에 양국을 비교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사실 영국은 이미 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감염된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사망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 전 국민의 대부분이 감염됐거나 백신을 맞거나 하는 식으로 코로나19를 다 한 번 경험했다”며 “우리나라는 지금 현재 감염자 숫자가 전 인구의 1.5%밖에 안 되고, 백신 접종률이 그나마 높지만 아예 (백신을) 맞지도 않고 (코로나19에) 걸리지도 않은 사람들이 몇백만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국의 상황과 우리나라 상황은 절대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약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방역을 어느 정도 포기한 상황으로 진행하게 되면 2년 동안 영국이나 미국이 경험한 상황을 우리나라는 3~6개월 사이에 경험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사망자 숫자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