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와 정상 회담을 하고 수소와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것은 7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 야마마 궁에서 모하메드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사우디의 풍부한 수소생산 능력에 한국의 앞서가는 수소 능력을 결합하면, 양국이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인 수소경제 흐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메가 프로젝트인 네옴 시티(스마트시티) 건설에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한·사우디는 디지털, 기술, 경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협력을 할 수 있다”며 “사우디는 전통적 에너지뿐아니라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와 희토류 등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가 그린수소, 블루수소를 다량 생산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과 함께 수소분야 협력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원전 수주와 관련한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다. 또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상업 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어, 사우디 원전 사업의 최적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사우디 측에서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과 사우디 정부는 지식재산협력 파트너십 약정 등을 포함해 총 11건의 문건을 체결했다. 다만 이번 순방에서 기대를 모았던 국방과 방위 산업 분야 양해각서 체결은 불발됐다. 원전과 관련한 새로운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를 방문한 문 대통령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했다. 왕세자가 해외정상 마중을 위해 공항까지 직접 영접을 나온 경우는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회장인 야시르 알 루미아얀 회장을 만나 백신과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사우디 왕국의 발상지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디리야 유적지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19일엔 나예프 알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GCC와의 FTA 협상 재개를 발표한다.
한국과 걸프 지역의 FTA 협상 논의는 2010년 10월 이후 중단된 바 있다. 이번 FTA 협상 재개로 걸프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GCC 사무총장 접견에 이어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리야드 메트로(전철)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일정을 마치고 중동 3개국 순방의 마지막 종착지인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한다. 한국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