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사우디와 수소협력 강조…방산·원전 계약 불발

입력 2022-01-19 06:44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와 정상 회담을 하고 수소와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것은 7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 야마마 궁에서 모하메드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사우디의 풍부한 수소생산 능력에 한국의 앞서가는 수소 능력을 결합하면, 양국이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인 수소경제 흐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메가 프로젝트인 네옴 시티(스마트시티) 건설에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한·사우디는 디지털, 기술, 경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협력을 할 수 있다”며 “사우디는 전통적 에너지뿐아니라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와 희토류 등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가 그린수소, 블루수소를 다량 생산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과 함께 수소분야 협력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원전 수주와 관련한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다. 또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상업 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어, 사우디 원전 사업의 최적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사우디 측에서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과 사우디 정부는 지식재산협력 파트너십 약정 등을 포함해 총 11건의 문건을 체결했다. 다만 이번 순방에서 기대를 모았던 국방과 방위 산업 분야 양해각서 체결은 불발됐다. 원전과 관련한 새로운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왕실터미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참석,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를 방문한 문 대통령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했다. 왕세자가 해외정상 마중을 위해 공항까지 직접 영접을 나온 경우는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회장인 야시르 알 루미아얀 회장을 만나 백신과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사우디 왕국의 발상지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디리야 유적지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19일엔 나예프 알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GCC와의 FTA 협상 재개를 발표한다.

한국과 걸프 지역의 FTA 협상 논의는 2010년 10월 이후 중단된 바 있다. 이번 FTA 협상 재개로 걸프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GCC 사무총장 접견에 이어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리야드 메트로(전철)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일정을 마치고 중동 3개국 순방의 마지막 종착지인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한다. 한국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