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무현계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 녹취록에 대해 “김씨가 서울의소리를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녹취록 파동이 무당층이나 중도층에 별로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유 전 총장은 1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녹취록에 대단한 것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이번 방송에 쥴리 의혹 및 검사와의 동거설 등과 관련한 해명이 담긴 것에 대해 “기자회견이나 캠프에서 하는 것보다 깔끔하게 해명이 됐다”며 “김씨가 이용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일기를 쓰면서 선생님이 검열하는 일기를 쓰는, 엄마가 볼지도 모르는 일기를 쓰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다”며 “김씨가 나름대로의 계산하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를 활용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다만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불쌍하다고 한 김씨 발언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있는데 해서는 안 될 소리”라고 했다. 보수는 돈을 주니 미투가 안 터진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 세대 술자리에서는 저도 많이 들었던 얘기지만 대통령 후보 배우자가 언론에 해서는 안 될 소리”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또 “김씨가 가녀린 소녀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번에 보니 여장부 같은 느낌을 준다”며 “후보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말도 좀 입증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자의 생각이 국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곤란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대개 후보의 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내홍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반사이익을 봤을 때가 고점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후보가 10여년 정치권에 들어와서 한 행위를 보면 사람이 모이는 게 아니라 왔던 사람들이 다 척지고 떠났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이어 “양당만이 생존할 수 있는 국회의원 선거 제도는 어떻게든지 고쳐야 한다. 의회를 바로 세우는 게 새정치”라며 “안 후보가 자꾸 허망한 꿈을 좇는 것보다는 그런 부분에서 마지막 어떤 역할을 한다면 역사에 남는 일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