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마틴 루서 킹 데이’(1월 17일) 휴장을 포함한 사흘을 쉬고 다시 출발하는 18일(현지시간) 올해 첫 어닝 시즌을 이어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에서 종목별 실적이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넷플릭스, 아메리칸항공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주중에 발표된다.
1. 넷플릭스 [NFLX]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강자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오는 20일 발표한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2년간 안방극장을 점령하면서 구독자 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고, 지난해 한국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어 실적 호전을 이어왔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비관적이다. 같은 해 3분기 EPS(3.19달러)에 미치지 못한 0.82달러의 전망치가 제시돼 있다. ‘오징어 게임’처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후속작이 없고, 구독자를 추가로 늘릴 여지도 부족하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듯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해 11월 700달러를 뚫고 올라간 뒤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 14일 나스닥에서 1.25% 반등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525.69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북미 구독료 인상을 통해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5일 “넷플릭스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월 구독료를 1~2달러씩 올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복수의 구독자가 사용할 수 있는 스탠더드 플랜 요금은 1.50달러 상승한 15.49달러다. 넷플릭스의 북미 구독료 인상은 2020년 10월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넷플릭스의 세계 구독자 수는 2억1350만명. 그중 북미 구독자는 7400만명이다. 넷플릭스는 성명에서 “다양하고 양질의 엔터테인먼트 옵션을 지속해서 제공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2. 뱅크오브아메리카 [BAC]
20세기 중반 흑인 인권 운동가 킹 목사의 출생일을 기념한 지난 17일 ‘마틴 루서 킹 데이’ 휴장은 은행주의 추가 하락을 막은 방파제가 됐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 6.15%나 하락했다. 같은 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저조한 탓이다.
JP모건은 “순이익이 104억 달러(약 12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3.33달러로,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서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3.01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에 급성장을 이루면서 1년 만에 성장이 꺾인 듯한 효과가 나타났다. 그 밖의 은행 실적은 대체로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18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는 19일에 각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그중 ‘서학 개미’(해외 주식을 매매하는 국내 투자자)의 최대 관심 종목은 뱅크오브아메리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난해 4분기 EPS 전망치는 0.76달러로 제시돼 있다. 전년 동기 EPS는 0.59달러였다. 전망치대로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3. 아메리칸항공 [AAL]
미국 4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항공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오는 20일 발표한다. 넷플릭스 발표일과 같은 날이다. 주당순손실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관건이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아메리칸항공의 주당순손실 전망치를 1.58달러로 제시했다. 아메리칸항공의 2020년 4분기 주당순손실은 3.86달러, 지난해 3분기엔 0.99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주당순손실은 전년 동월보다 줄었지만 지난 분기와 대비하면 다소 늘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