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건희에 우호적 여론도 생겼다”…‘정치공작’ 역공

입력 2022-01-17 13:55 수정 2022-01-17 14:10
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2021.12.26 [공동취재]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보도와 관련해 17일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며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보도에 대해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고 안도하면서도 여론과 후속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본부 회의에서 “불법 녹음한 후보 배우자의 사적인 대화 내용을 MBC가 방송했는데 이런 행태는 단순한 불공정을 넘어 매우 악질적 정치 공작”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권 본부장은 “취재를 빌미로 접근해 관심을 산 뒤 상대 호의를 이용해 저열한 목적을 이루려 한 행위는 매우 사악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공영방송이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형수 욕설 테이프, (부인) 김혜경씨 관련된 것도 방송해서 국민이 균형 잡힌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2002년 대선 때의 정치 공작 사례들을 환기시켰다. 그는 “지금 여당에서 3대 정치 공작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며 “김대업 ‘병풍(兵風) 공작, 한윤옥 여사의 10억 수수 공작, 후보 측근 20만 달러 수수 공작이 그것이었다”고 말했다. 김씨 통화 내용 보도와 2002년 대선 때 이뤄진 정치 공작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정치 공작 프레임으로 역공에 나선 배경에는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내부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선대본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선 김씨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도 생겼다”면서 “통화 내용 방송은 여야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역할만 했을 뿐, 중도층 민심 이반에는 크게 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2022.1.16 연합뉴스

다만 후속 보도 내용을 지켜보자는 신중한 기류도 있다. MBC는 오는 23일 추가 보도를 예고한 상황이다.

새로운 ‘폭탄 발언’이 나올 경우 SNS상의 일부 우호적 여론이 돌아설 수 있다. 이미 보도된 김씨의 ‘미투’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선대본 관계자는 “김씨 발언 중 미투를 언급한 내용 등 일부 문제성 발언은 우리가 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단 후속 보도를 기다리면서 낮은 자세로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공개 행보 개시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우세하다. 권 본부장은 선대본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선거운동이 앞당겨지느냐’는 질문에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지만, 지난번 김씨가 사과할 때 좀 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며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동성 이상헌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