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등판 시점은…권영세 “어느 정도 시간 필요해”

입력 2022-01-17 11:31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7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공개활동 시점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MBC가 전날 저녁 김씨의 통화녹음 파일을 방송한 것에 대해서는 ‘악질적인 정치 공작’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권 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연석회의 후 기자들이 ‘김씨의 선거운동 시점이 당겨진 것으로 봐도 되느냐’고 묻자 “생각을 더 해봐야 하는 문제”라면서도 “배우자가 사과할 때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으니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회견에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 후보가 김씨 녹음 파일에 대해 직접 언급할 여지도 남겨뒀다. 권 본부장은 “어떤 분은 아들도 남이라고 하지만 (윤 후보는) 배우자가 남이 아닌 만큼 후보도 생각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며 “늦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그에 대한 언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대본 회의에서 녹음 파일 보도 행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권 본부장은 “단순한 불공정을 넘어 매우 악질적인 정치 공작”이라며 “취재를 빌미로 접근해 관심을 산 뒤 상대의 호의를 이용해 저열한 목적을 이루려 한 행위는 도덕적 차원에서도 매우 사악하다”고 일갈했다.

권 본부장은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와 관련한 김대업 병풍 공작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20년 전 비열한 정치 공작으로 정권을 도둑맞은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20년이 지난 지금 지상파 언론까지 나서 또다시 더 비열하고 악랄한 정치 관음증을 악용해 후보 배우자에게 씻을 수 없는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어 정권을 도둑질하려는 작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