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사장 인사, 외부 공모로”…정권말 알박기 비판

입력 2022-01-17 10:05 수정 2022-01-17 11:20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독한법률가협회 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중대재해 전문가 발탁을 위해 대검 검사(검사장)급 인사를 외부 공모 형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인사를 한 자리에 한해서만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정권 말 알박기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외부 인사가 고검 차장검사 등 수사 지휘라인 검사장 자리에 기용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박 장관은 1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검 검사급 인사는 한 자리에 한해서 진행할 예정이고 이날부터 신규 임용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광주에서 학동 건물 붕괴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신축 아파트 건물 외벽이 붕괴하는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또 벌어졌다”며 “산업재해와 노동 인권에 식견이 높은 전문성 있는 외부 인사를 발탁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수사 초기 대응 방식이나 양형 인자의 발굴, 재판부 설득 법리 연구 검토 등에 총체적으로 볼 헤드(지휘부)가 필요하다”며 “1~2월 안에 인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지난달 말 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재 공석인 광주·대전고검 차장검사 자리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정권 말 검사장 승진 인사는 부담이 크다며 반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말 승진 인사는 현 정부의 검사장 축소 기조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외부 개방직을 제외하면 검사장급 인사는 총 44자리 임명할 수 있고 현재 42자리가 채워져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검사장 숫자는 한때 38명까지 줄었었다. 대선 직전에 검사장급 승진 인사를 한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다.

외부 공모로 검사장 인사를 진행한다는 점도 검찰 안팎에서 뒷말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권 말 보은성 인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부 인사가 검찰 수사 지휘라인에 기용된 적이 없었다는 측면에서 검찰 내 반발도 예상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