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음파일’을 MBC에 제공한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의 백은종 대표가 방송에 대해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제가 괜히 MBC 측에 줬나,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씨 통화 녹음파일 방송에 대해 “녹취록을 부분 공개한 걸 보면 중요 대목들을 빼고 한 부분들은 왜 그랬는지, 그게 뭐 법원의 판결 때문에 그랬는지, MBC가 어떤 의도가 있어서 그랬는지 그렇다(알 수 없다)”고 얘기했다.
이어 “저희가 하도 답답해서 MBC가 보도하다가 빠트린 부분을 (유튜브에) 올렸다”며 “제가 보기에는 전체 맥락이 잘 전달된 게 아니라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 그 부분을 뺀 부분이 저는 의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도 충분히 SNS·유튜브를 통해서 보도할 방법들이 있기 때문에, 분량이 굉장히 많으니까 차후에 천천히 보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7시간43분에 달하는 녹취 분량을 다 공개할 생각이냐’는 진행자 질문엔 “당연히 시작을 했으니까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진실이 잘 의도된 대로 전달되도록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백 대표는 김씨 녹음을 들은 소감에 대해 “첫 번째 대화를 듣고 두 번째 대화를 들으면서 ‘야, 화술이 대단하다’(생각했다)”며 “아, 이분하고 대화를 하면 누구나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겠구나. 모든 말이 다 진실인 것마냥 그런 착각이 들더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진행자가 ‘오히려 김씨가 의혹을 다 털고 가게 됐다는 평가가 있다’고 묻자, 백 대표는 “제가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저 사람이 진실인 것 같다는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마법이 있었다”고 했다.
사적 녹음 공개가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김씨가 일반 여성이라면 충분히 그런 말이 나오겠지만,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서 충분히 취재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대통령 후보 부인은 대통령 뒤에서 거의 한 몸같이 보필하는 사람”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통화한 이씨는) 공인을 취재하는 걸로, 김씨한테 끌려가는 척하면서 취재를 하는 취재의 기술적인 부분”이라며 “윤리 부분에서 벗어나는 부분은 아니라고 주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김씨와 ‘서울의 소리’ 소속 이명수씨의 전화 통화내용을 전날 방송에서 다뤘다. 이날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초 사이에 50여차례 통화한 7시간43분 중 일부였다. 김씨는 통화에서 이씨에게 대선캠프 구성 및 운영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