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산·경남(PK)과 호남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두 지역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서울 중도층과 더불어 40%대 지지율 안착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PK는 이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열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 부산·울산·경남 지지율은 30.0%에 그쳤다. 윤 후보의 45.0% 지지율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선대위는 PK에서 분위기 반등이 가능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부산이 지역구인 민주당 한 의원은 16일 “과거 야도(野都)라 불렸던 PK는 민주당이 정성을 들이고 노력하면 그만큼 결과가 나오는 지역”이라며 “보수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다른 지역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가 지난 15일부터 부산에 급파돼 2주간 지역 표심 잡기에 ‘올인’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송 대표는 “마침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집중해 달라는 이 후보의 요청이 있었다”며 PK 지지율 50%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 후보 역시 대선 기간 내내 PK를 집중적으로 챙겨왔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행선지로 PK를 선택했고, 새해 첫날도 부산에서 보냈다. 설 직전인 오는 26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부산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는 아직 남아 있는 관망적인 분위기를 깨는 것이 관건이다. 호남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지지세는 ‘전폭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의 이 후보 지지율은 50~60%대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호남이 지금보다 더 결집될 필요가 있다”며 “40%대 지지율에 안착하려면 호남에서 70% 이상의 지지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내에서는 호남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이 전 대표가 호남 전 지역을 훑으며 유보층을 움직여 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남 지역구 한 의원은 “호남 지지율은 후보보다 호남 의원들이 띄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아직도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지역 주민 설득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서울·수도권이 대선 승부처라 말하지만 돌아선 부동산 민심을 설득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지역에서 먼저 지지율 상승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고, 동쪽선 PK, 서쪽선 호남이 그 중심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현수 최승욱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