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이 자신감 가지길… 산타나 곧 80%까지 올라올듯” 김호철 감독

입력 2022-01-17 04:05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번 승리가 하경이한테 좋은 경험이 돼서 앞으로 자신감 있게 편안하게 경기운영을 한다면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라 봐요”

여자배구 첫승을 신고한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굉장히 답답했겠죠. 그래도 본인이 뛴 경기에서 이겼으니까 지난 일들이 생각나서 서럽게 울었던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전날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흥국생명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3대 2(12-25, 28-26, 25-19, 22-25, 15-1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18일 흥국생명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김 감독은 29일 만에 복수에 성공하며 첫 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주전 세터로 거듭난 김하경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눈물을 흘려 주목받았다. 세터 출신 김 감독은 팀 재정비에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세터진이었다. 조송화가 이탈하면서 백업이던 김하경이 주전으로 뛰었고, 다른 선수들보다 30분 일찍 훈련장에서 특별지도를 받았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날 경기에서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산타나도 처음 풀타임 활약하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23점을 올리며 표승주(28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고, 뿐만 아니라 팀에서 가장 많은 디그(25개)를 성공시켰다.

김 감독은 “몸 상태는 60% 정도 올라왔다. 2세트 정도는 뛸 수 있다”며 “2경기 더 하면 80%까지 올라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산타나의 좋은 수비력에 대해서는 “배구를 읽는 눈이 좋다”며 “반사 신경이나 배구 신경이 좋다”고 평가했다.

산타나가 본격적으로 경기에서 활약하면 팀의 전체적인 공격도 분배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는 “지금은 희진이 쪽에 볼이 많이 분배되고 있지만 산타나가 들어오면 그게 더 분배가 되고, 팀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도 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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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희진이 ‘다음 시즌에도 라이트 기용이 유지되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김희진이 우리 팀에 남아있는 한 라이트로 기용할 계획”이라며 “다음 시즌에 좋은 라이트 용병이 온다면 상황에 따라 김희진과 잘 섞어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진은 기존 외인 레베카 라셈이 떠난 뒤 센터에서 라이트로 전향했다. 국내선수가 공격에 집중하는 라이트로 뛰는 건 남녀부 통틀어 김희진이 유일하다. 김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위해 라이트에서 활약해주길 바라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시즌 첫 연승도 노린다. 다음 경기 상대는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고, 이후에는 KGC인삼공사와 2연전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17연패 수렁에 빠져 상승세인 IBK기업은행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KGC인삼공사도 최근 4연패로 부진에 빠져 해볼 만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KGC인삼공사 선수 구성이나 팀워크가 아직은 저희보다 월등히 나은 상황”이라며 몸을 낮췄다. 다만 “저희들은 올시즌 목표가 팀을 추스르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라서 큰 부담이 없는 게 하나의 장점이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