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제주와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지며 대설경보와 주의보가 잇달아 내려졌다. 이럴 때마다 등장하는 차량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유니목(Unimog).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업무용 차량으로 수입차를 거의 쓰지 않지만 제설작업 현장에서 유니목은 예외다.
16일 다임러트럭코리아에 따르면 유니목은 1973년 국내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628대 판매됐다. 적설령이 많은 제주 지역 17대를 포함해 국토교통부, 강원도청, 국방부, 한국도로공사, 소방서,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250대 정도 보유하고 있다.
유니목은 1946년 농경용 차량으로 개발됐다. 유니목이란 이름도 ‘다목적 엔진구동 농기계’라는 뜻의 독일어 ‘UNIversal-MOtor-Gerat’에서 따왔다.
그러나 기능성이 뛰어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반 차량은 접근하기 힘든 험지나 눈이나 물에 잠긴 도로 등을 달릴 수 있다. 비행기 견인 용도로도 사용된다. U500 모델의 경우 직렬 6기통 디젤엔진이 탑재돼 6374㏄에 286마력을 낸다.
타이어 공기압 조절 시스템인 CTIS를 통해 공기압을 낮추면 흙이나 낙엽이 많은 산길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 운전석 외관이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제작돼 부식에 강하고 차축 관절도 30도까지 움직일 수 있어 암벽 주행도 가능하다.
주요 부품에 방수처리가 돼 있고 공기흡입구가 운전석 높이에 배치돼 있어 수심 1.2m 강을 건널 수 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오프로드는 독자 투표로 매년 ‘올해의 오프로드상’을 선정하는데 유니목은 특수목적 차량 부분에서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이 상을 수상했다.
국내 판매되는 유니목U530 모델의 최고 출력은 299마력이고 시속 89㎞까지 달릴 수 있다. 유니목엔 일반주행 기어 외에 특수기어가 장착돼 전·후진 46단 변속이 가능하다. 가격은 특수 장비를 합쳐 4억원에 육박한다. 다임러트럭관계자는 “일반 제설 차량은 염분과 수분에 노출돼 있어 차량 수명이 7년을 넘기기 어렵지만 유니목은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