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참사’ 엿새째…아직 실종자 추가 발견 없어

입력 2022-01-16 14:06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엿새째에 접어든 16일 오전 구조견들이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연합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엿새째인 16일 지상층 일부와 지하층 수색을 마쳤으나 아직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되지는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날씨 영향으로 수색 중단을 우려하며 걱정스러운 심경을 내비쳤다.

문희준 서구 긴급구조통제 단장은 이날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명구조견이 1층 전면부와 지하층 수색을 마쳤고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지상 1층, 진입로가 확보된 지하 1층 끝부분의 적재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날 중 지상 적재물을 모두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는 구조견 8마리와 핸들러, 구조대원 17명, 드론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재개했다. 이날 구조 작업에는 구조대원 209명과 매몰자 탐색 장비, 내시경 카메라, 무인굴삭기 등 장비 47대를 투입했다. 콘크리트 잔해와 철근 등 잔존물을 제거하며 지하층부터 지상 39층까지 건물 전 층을 수색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오후에도 구조견을 재투입해 타워크레인과 붙어 있는 부분을 제외한 지상층 수색을 완료할 계획이다. 문제가 되는 타워크레인은 대형 해체 크레인 두 대에 작업대를 달아 전문 인력이 올라가서 해체하게 된다. 지하 4층·지상 39층 중 23층 위로 쌓인 잔해 제거는 관계 기관들과 협의 중이며 안전성 확보를 위해 와이어 보강 등을 하고 있다.

해체 크레인은 높이 약 120m로 지반 보강을 거쳐 17일 현장에 투입된다.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끝나는 21일 이후에는 붕괴가 발생한 건물 23~38층 내부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민성우 안전경영실장은 “고정 장치가 떨어져 나간 채 붕괴 건물에 기대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해 앞서 투입한 1200t급 이동식 해체 크레인 이외에 한 대를 더 투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닷새째인 15일 오전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구조 상황에 대한 현대산업개발의 설명이 끝나자 “전날과 달라진 게 없다”는 실종자 가족의 성토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신속하게 구조할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이냐”며 “언제까지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한 준비만 보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 대표인 안모씨는 “바람이 불면 아파트 상층부에 남아있는 콘크리트 잔해가 떨어질 수도 있어 걱정”이라며 “낙하물이 떨어지면 수색이 중단될 텐데, 제발 바람이 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중 대형 크레인의 각 부품이 도착하면 사고 현장에서 2호기를 조립할 예정이다. 아울러 250t, 200t, 100t급 크레인 총 3대 등을 지원용으로 투입해 전기 복구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먼저 붕괴 방지를 위한 보강작업을 한 뒤 상층부 붐대, 조종실, 마스터(기둥) 등 차례로 상층부를 해체한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날 밤이나 17일 새벽까지 해체 크레인 조립이 끝나면 약 이틀간 와이어 보강 작업을 거쳐 오는 21일에는 해체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201동(완공 시 39층 규모) 23~34층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번 붕괴 사고로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되고 1명은 다쳤다.

실종자 중 1명은 붕괴 나흘째인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은 외벽과 구조물이 붕괴한 동의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