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통가 인근 해저 화산 분출 여파로 미국과 일본 등 환태평양 지역에 내려졌던 쓰나미 경보가 일단 해제됐다.
하와이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16일(현지시간) 남태평양 통가 근처에서 발생한 해저 화산 분출로 인한 미국 등 환태평양 지역 쓰나미 위협이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PTWC는 “이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에 근거해 화산 분출로 인한 쓰나미 위협은 사라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쓰나미 위협 영향을 받은 해안지역 당국은 상황을 지켜본 뒤 언제쯤 정상적인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 안전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역시 각 지역에 내린 쓰나미(지진해일) 경보 및 주의보를 모두 해제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일본 이와테현 등에 내려졌던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를 모두 해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0시15분부터 오키나와와 규슈섬 사이에 있는 아마미 군도나 도카라 열도 일대, 이와테현에 최대 3m의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며 순차적으로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 보도에 의하면 16일 정오 무렵까지 관측된 쓰나미는 아마미시 고미나토에서 발생한 것이 1.2m로 가장 높았고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1.1m가 기록됐다. 전국 각지에서 1m 미만의 해수면 변화가 관측됐다.
현지 언론은 현재까지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보고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해저 화산 폭발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피해 규모는 아직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수도 누쿠알로파 일부 지역에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통가 인접국인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 공식 피해집계는 불가능하지만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일부 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전날 누쿠알로파 북쪽 65㎞ 해역에 있는 해저 화산이 분출하면서 수 킬로미터 상공까지 분출물이 치솟았다. 이번 폭발은 1만㎞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화산 활동 소리가 들릴 정도로 대규모였다.
호주 기상 당국은 “누쿠알로파에서 1.2m 높이 쓰나미 파도가 목격됐다”고 밝힌 바 있으며, 통가 당국은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저지대로 바닷물이 들이닥치면서 놀란 주민들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던 총리는 화산활동으로 해저 케이블이 훼손되면서 뉴질랜드와 통가 간 통신이 두절됐으며, 통신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쓰나미는 누쿠알로파 북부 해안에 큰 영향을 끼쳤다. 보트와 큰 바위가 해안으로 밀려왔다”면서 “해변의 상점들이 피해를 보고 상당한 청소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누쿠알로파 일부 지역에는 전력이 복구됐다”면서 “누쿠알로파는 두꺼운 화산재로 덮여있지만 다른 상황은 차분하고 안정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통가 외곽 섬 등의 피해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뉴질랜드는 화산재 등 기상 여건이 나아지는 대로 정찰기를 파견할 예정이다.
아던 총리는 대규모 화산 폭발은 멈췄고 화산재가 떨어지는 것도 멈췄지만, 추가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태평양 이웃국들에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