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현장 사고로 엿새째 작업자 5명을 찾지 못한 가운데 실종자 가족이 신속한 구조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게시했다. 또 시공자인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구조대 안전에 소홀히 하는 등 책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냈다.
자신을 실종자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15일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실종자구조에 집중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조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색 작업을 하는 소방관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안전망 설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색환경이 안전하다고 독단하고 애꿎은 소방관만 등 떠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해체 크레인 투입 날짜가 미뤄져 애타는 가족들은 숨겨진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산업(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수색 작업보다는 부실 공사 해명과 책임 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 급급하다”며 “한 기업으로 인해 광주에서만 두 번의 큰 인재가 발생했음에도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언론 모두 너무나도 무관심하다”고 적었다.
이어 “저희 실종자 가족들은 모두 힘없는 시민, 국민이다. 조속히 장비, 인력을 지원받아 소방관분들의 안전 확보에 힘써 저 추운 곳에서 하루빨리 저희 가족이 나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해당 청원글에는 1만1543명이 동의했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는 16일 오전 구조견 8마리와 핸들러, 구조대원 17명, 드론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재개했다. 이날 구조 작업에는 구조대원 209명과 매몰자 탐색 장비, 내시경 카메라, 무인굴삭기 등 장비 47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콘크리트 잔해와 철근 등 잔존물을 제거하며 지하층부터 지상 39층까지 건물 전 층을 수색할 방침이다.
해체크레인은 높이 약 120m로 지반 보강을 거쳐 17일 현장에 투입된다.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끝나는 21일 이후에는 붕괴가 발생한 건물 23~38층 내부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붕괴 사고로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되고 1명은 다쳤다. 실종자 중 1명은 붕괴 나흘째인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