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방석’ 자영업자…10명 중 4명 ‘폐업’ 고민

입력 2022-01-16 11:20 수정 2022-01-16 12:19
국민일보DB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하며 골목상권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또 자영업자 60% 이상은 올해도 영업 매출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도소매업, 기타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실적 및 2022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40.8%(204명)가 현재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9월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자영업자의 39.4% 폐업 고려)와 비슷한 결과다. 매출·순이익 등 영업실적의 감소가 28.2%로 폐업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자금 사정 악화와 대출 상환 부담(17.8%),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17.5%),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경기회복 가능성 작음(16.7%)이 뒤를 이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반면 폐업을 고려하지 않는 자영업자는 ‘특별한 대안이 없어서’가 23.8%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종식 후에 경기회복 기대(19.5%), 영업은 부진하나 자금 사정 부담이 크지 않음(14.3%), 신규사업 진출 또는 업종 전환이 더 위험하다고 예상(12.5%)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또한 자영업자의 65.4%는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63.6%는 순이익의 감소를 예상했다. 평균적으로 2022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 감소, 순이익은 8.4%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 전망치를 보면 지난해보다는 하락 폭은 줄지만,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본인과 가족을 제외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종업원에 대한 고용은 작년과 비슷하게 유지(65.2%) 또는 감원(32.8%)을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업원 증원을 전망하는 자영업자는 2.0%에 불과했다.

아울러 올해 예상되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 한계(30.7%)’가 꼽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오프라인 매출 개선 한계(22.9%), 물가 상승에 따른 재료매입비 부담(12.0%), 금리 상승, 만기 도래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10.1%), 임차료 상승 및 세금 부담(9.8%)도 지적 요인으로 제기됐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가장 확대해야 할 정부 지원책으로는 ‘소비 촉진 지원책 확대(16.0%)’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저금리 대출 등 금융지원 확대(14.1%), 영업 손실 보상 확대(13.3%),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1.3%), 자금지원 확대(9.7%)를 희망하는 이들도 있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보통 연초에는 설 명절, 졸업, 입학과 같은 대목으로 기대감이 있을 수 있는데, 코로나19와 거리두기가 길어지며 올해도 자영업자들의 한숨만 깊어간다”며 “소비심리 개선과 손실보상은 물론,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자영업자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