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관련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전국 건설현장 등에서 현대산업개발 퇴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경기도 안양시 한 아파트단지에도 현대산업개발을 향해 “떠나라”고 요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16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일부 조합원이 시공사 선정 경쟁에 들어온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해 “믿을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떠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안전한 아파트를 바라는 관양 현대 시니어모임’ 명의로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 테니 제발 떠나주세요”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 맡길 수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조합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신’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에 현산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 문구의 현수막으로 사업 참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대 6만2557㎡에 지하 3층∼지상 32층, 130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지난달 24일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시공사 선정 입찰서를 제출했다. 조합은 오는 2월 5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 수는 900여명으로 이 중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 더 많은 득표를 얻은 건설사가 시공을 맡게 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1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처럼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현실적으로 시공사 교체가 어려운 건축단지에서는 아파트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파트 이름에서라도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를 빼달라는 것이다.
이미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된 지역 등을 중심으로 현장 전수조사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