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내용과 관련 “(김씨가) 말한 내용 중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심신이 피폐해진 후보자 배우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국민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JTBC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김씨는) 지난 1년 가까이 상대 측 진영으로부터 상당한 공격을 받아왔었다. 사실이 아닌 것도 상당히 있다”며 “여성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모욕적인 내용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측과 대화한 7시간 상당의 녹취록이 16일 MBC에서 방송될 예정인 가운데 김씨를 적극적으로 엄호하며 방어막을 친 셈이다.
이 대표는 “사적 대화를 전제로 한 대화인데 뒤통수 맞은 모양새가 된다면 일정 부분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며 “후보자도 아닌 배우자 자질 문제로까지 비화하는 건 국민 입장에서 ‘정치공세치고 너무 과도한 게 아닌가’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의 배우자가 문제 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하려면 전후 사정과 맥락까지 국민에게 설명할 의무가 언론에 있다”며 “만약 보도 내용이 너무 단편적이고 발췌·왜곡된 정황이 있다면 당연히 국민이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 안팎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형수욕설 파일’로 맞불을 놓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며 오히려 이 후보에게 제기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경우 단순히 말의 문제가 아니라 이 후보가 정치생명을 걸고 치렀던 재판에 대한 굉장히 큰 의혹 사항”이라고 질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약진한 것에 대해선 평가절하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뭘 잘해서 자력으로 지지율이 올랐냐고 물어본다면 그런 요소를 찾지 못했다. 메시지도 항상 비슷하다. 양비론에 가깝다”며 “특출난 새로운 매력이 발굴되지 않는 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리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안 후보 지지율 상당 부분은 원래 윤 후보가 갖고 있던 지지율이다. 단일화했을 때 순증분이 얼마나 될지 저는 다소 비관적”이라며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단일화 없이도 승리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다. 질 것 같으니 하는 단일화는 성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나 없으면 너희는 진다’는 반(半)협박 조의 자세가 아니라 문재인정부 심판에 미력이라도 보태겠다는 취지로 여러 제안을 한다면 그건 다른 얘기”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