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심사 ‘기로’ 오스템임플란트…소송 준비 1500여명 몰려

입력 2022-01-16 06:48 수정 2022-01-16 10:42
지난 12일 압수수색이 진행된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연합뉴스

2215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거래가 중지된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 실질심사 대상에 올릴지 판가름할 운명의 날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2만명에 달하는 소액 주주들은 거래정지로 주식을 처분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한다. 추가 조사 등이 필요하면 15영업일까지 기간이 추가돼 늦어도 다음 달 중순에는 대상 여부가 가려진다.

이런 가운데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움직임에 이날까지 1500명 안팎의 주주들이 몰렸다.

집단소송 등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에 약 1400명이 피해 소액주주로 등록했고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도 70여명이 모였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소액주주 40명가량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위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래정지된 상황에서 주주들은 거래소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래정지가 풀리느냐, 아니면 상장폐지의 길을 걷느냐에 따라 피해 회복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의 종목토론방에서 투자자들은 ‘24일 심판의 날 종잇조각 되는 거냐’ ‘거래정지 풀릴 거다’ ‘상장폐지까진 아니다’ ‘이건 상장폐지할 수밖에 없다’ 등의 추측을 이어가고 있다.

집단소송 움직임도 거래소 결정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돼 거래가 재개될 경우 주주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상장폐지는 피하는 게 된다.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경우 회사의 정상화 노력 등에 따라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미 회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 문제나 회계관리 불투명 등의 문제가 드러난 만큼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가 당분간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주가가 회복되면 소송 참여에 변화가 생기겠지만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 손해가 현실화된다는 점에서 소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낙폭만큼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의견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경우 주식 매매 거래정지가 장기화하는 만큼 피해는 더욱 명확해진다. 돈이 묶여 그 기회비용 자체로 큰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거래정지 전 주가에서 가격이 멈춰 있는 만큼 피해 규모 추산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측은 이 경우에도 회사 책임으로 인한 주가 낙폭을 50%로 가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최대한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관리 시스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주주들의 피해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거래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