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고생의 군인 조롱 위문편지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서울의 한 여자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를 패러디해 군인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14일 서울 A 여대의 에브리타임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작성자 B씨는 “군인 개저씨에게”라는 말로 시작하는 짧은 글을 게재했다. 개저씨는 개와 아저씨의 합성어로 중장년층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자신을 A 여대 ‘한녀’(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라고 소개한 B씨는 7줄짜리 글에서 시종 군장병을 조롱했다. 그는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돈이나 빼먹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 치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더 많아졌음 좋겠구요”라고 적었다.
이어 “(왜 열심히 살아서 재기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지우래요”라고 적으며 논란이 됐던 여고생 편지를 패러디했다. 그러면서 “그니까 재기 파이팅. 추운데 ○○○ 열심히 치세요”라고 글을 맺었다.
해당 글에는 ‘좋아요’가 수십개 달리고 군인 조롱에 동조하는 댓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번 글이 공개되자 해당 학교와 총학생회는 매우 난감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학교 측은 “문제의 글이 올라온 커뮤니티는 학교가 관리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글을 올리는 익명 게시판”이라며 “글의 내용 자체는 안타깝고 우려스럽다. 하지만 명의를 도용해서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어 우리 학교 학생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총학생회 측은 “문제의 글은 유감이고 지금은 삭제돼 보이지 않는다”면서 “여대의 특성이 있고 학생들이 사회적 갈등에 관심을 갖지만 남혐이나 페미니즘은 잘 모르겠다. 커뮤니티 아이디가 도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한다”고 전했다.
위문 편지 논란은 지난 11일 인터넷에 여고생이 작성한 군 장병 위문 편지가 공개되며 시작됐다. 편지에는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등 조롱성 표현들이 포함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