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기부가 잇따라 매서운 겨울 한파를 녹이고 있다.
14일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에 따르면 청주에 거주 중인 한 남성이 자녀 결혼 축의금의 1%를 기부하겠다며 충북적십자사를 찾았다.
익명을 요청한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여건 속에서도 무사히 결혼식을 치른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며 기부금을 전달했다.
적십자를 찾은 한 익명의 공무원은 승진 축하로 받은 화분을 현금으로 환원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전달하기도 했다.
모금된 적십자 회비는 이재민 구호활동, 도내 취약계층 및 위기가정 긴급지원, 응급처치 및 수상안전 교육, 청소년적십자(RCY) 사업 등 다양한 인도주의 활동에 사용된다.
충북적십자사 관계자는 “어려운 이 시기에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주신 익명의 기부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에서는 쌍용동 주민이라고만 밝힌 기부자가 지난 11일 경찰 쌍용지구대에 ‘꼭 조부모 조손가정에 전달 부탁드립니다’라고 쓴 손편지와 함께 봉투를 놓고 갔다.
봉투에는 5만원짜리 지폐로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지구대는 시청 복지정책과에 따뜻한 미담 사례를 전하며 이 봉투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한 시민이 목천읍 행정복지센터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주세요’라고 적힌 흰색 봉투와 노란색 플라스틱 돼지저금통을 내놓았다. 봉투 안에는 5만원짜리로 30만원이, 돼지저금통에는 500원짜리 동전 78만1000원이 들어 있었다.
천안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위축되고 있지만, 곳곳에서 기부 천사들이 찾아와 따뜻한 온기를 채워주고 있다”며 “기부해 주신 성금은 소중하게 쓰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