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을 14일 오후 내린다. MBC는 김씨의 7시간 분량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박병태)는 이날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을 열고 김씨 측과 MBC 측의 입장을 들었다.
김씨 측은 16일로 예정된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통화녹음 파일 방송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씨 측 대리인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촬영 담당 이모씨는 지난해 김씨와 공식 취재가 아닌 사적으로 통화한 내용을 불법적으로 공개하려 하고 있다”며 “이를 MBC가 받아서 방송하면 불법에 가담하는 것으로 공영방송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이 될 경우 김씨의 명예와 인격권이 회복할 수 없어 MBC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고소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 측은 일부 방송을 허가하더라도 국민의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지 않는 김씨의 사생활 등의 내용은 방송을 금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씨 측은 또 “이 사안과 유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형수 욕설 사건’ 녹음 파일에 대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편집해서 올릴 경우 불법이라고 판단했는데, 이번이 더 불법성이 크다고 본다”며 “그건 피해자가 녹음했는데 이건 가해자가 녹음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MBC 측 대리인은 “김씨는 유력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로 검증의 필요성이 충분하며, 김씨 견해나 영향력은 우리 사회에서 공적 관심사”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씨 측에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했으며 디지털포렌식 업체에 의뢰해 녹음 파일의 진실성도 검토했다고 했다.
MBC 측은 또 “김씨 측은 마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가 이뤄질 것처럼 주장하는데, 대통령 후보의 지근거리에 있는 인물로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우려되는 부분을 보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최근 연 대국민 기자회견을 보면 MBC의 전파력보다 김씨가 가진 권력을 통한 전파력이 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씨는 방송 전후 ‘잘못된 여론’이 형성된다면 바로잡을 힘도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MBC 측은 보도 내용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수사가 진행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김씨 행위 자체가 아닌 김씨의 해명만 담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김씨의 음성 녹음 파일이 조만간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7시간 분량의 이 음성 파일에는 문재인 정부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 수사, 정대택 씨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는 또 김씨가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실명으로 증언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에 관한 내용도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악의적으로 기획된 특정 세력의 정치공작으로 판단된다”며 서울의소리 소속 이씨를 공직선거법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법원은 오후 4시까지 김씨와 MBC 측의 의견을 종합한 뒤 이날 중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