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보자 타살 아냐…尹·安 사과하라” 與 역공

입력 2022-01-14 05:45 수정 2022-01-14 10:31
왼쪽 사진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모씨의 사인이 발표된 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에게 책임을 물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변호사 이모씨가 숨진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애도는 하지 않고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개인의 슬픈 죽음도 정쟁에 도움이 된다면 흑색선전에 이용하는 국민의힘은 그 뿌리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부검 결과 사인은 고혈압으로 인한 대동맥 박리 및 파열로 밝혀졌고 경찰에 따르면 주변 CCTV 조사 결과 외부인 출입 흔적은 없었다고 한다”면서 “개인의 죽음과 유가족의 슬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정쟁에 도움이 된다면 흑색선전에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노폈다.

‘연쇄 간접 살인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서는 “정치의 금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까지 나서 ‘죽음의 열차’ ‘데스 노트’ 등 소설책에나 등장할 선정적 어휘로 사실을 호도하려 애쓰고 있다”며 “물불 안 가리고 이재명 후보 흠집만 내면 된다는 막가파식 질주는 그 의도가 불 보듯 뻔히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용민 최고위원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자꾸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데 자제해야 한다”며 “명백한 허위일 경우 법적 조치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역시 도마에 올랐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한 비리 의혹 규명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분들이 ‘살인멸구’를 당하고 있다”며 “안타깝다는 영혼 없는 반응하지 말고, 자신과 대장동 의혹에 대한 조건 없는 특검을 즉각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곽상언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사람을 죽여 입을 막는다는 의미의 ‘살인멸구’라는 망발로 여당 대통령 후보 죽이기에 나섰다. 정치의 금도를 넘은 것은 당연하고 위험한 언어로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음모론에 버금가는 구태 정치를 태연자약하게 답습한 태도는 적폐 교대”라고 지적했다.

곽 대변인은 이어 “한 사람의 죽음은 애도의 대상이지 권력 획득을 위한 음모의 대상이 아니다. 죽음을 이용하는 정치는 국민을 위협할 뿐”이라며 “부끄러움을 안다면 안 후보는 자신의 망언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더원협)도 성명을 내고 “한 사람이 죽었는데 경찰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타살’ ‘간접 살인’을 운운했다. 진실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어떻게든 여당 후보를 엮어 보려는 비열한 행동”이라며 국민의힘과 정의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협의회는 또 “한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간접살인 운운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권영세, 홍준표 의원, 김진태 전 의원은 정계를 떠나시기 바란다”고 규탄했다.

앞서 이씨를 부검한 경찰은 타살이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양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통해 “부검 결과 시신 전반에서 사인에 이를 만한 특이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대동맥 박리 및 파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구두 소견”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동맥 박리 및 파열은 주로 고령, 고혈압, 동맥경화 등 기저질환에 의해 발생 가능한 심장질환”이라며 “(이 씨는) 중증도 이상의 관상동맥 경화 증세가 있었고 심장이 보통 사람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심장 비대증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혈액, 조직, 약독물 검사 등 최종 부검 소견을 통해 명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