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그분들을 다 우리가 살해했다는 뜻이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민의힘의 ‘간접살인’ 공세에 대해 이같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보했던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방문해 “간접살인 책임규명”을 외쳤다.
우 의원은 이날 저녁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국민의힘 공세에 대해 “정치적 금도를 넘어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진행자가 제보자 이씨의 사망을 포함해 이 후보 관련 의혹으로 지금까지 3명이 숨진 것에 대해 “굉장히 악재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이처럼 반박했다.
앞서 이 후보 의혹 관련 사건에서 가장 먼저 사망한 인물은 대장동 개발사업자 선정 1차 심사위원이었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10일 숨졌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사망했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1, 2차 평가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천대유에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 역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우 의원은 “그런데 이번에 돌아가신 이씨라는 분은 이제 앞서 두 분은 스스로 자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거고 이분은 경찰에서 나온 이야기를 들어봐도 병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거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유서도 없고 자살도 아니고 누가 침범한 흔적이 없으니까 타살도 아니고 병사일 가능성이 크다”며 “병으로 돌아가신 분까지 이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 분의 죽음을 정치로 활용하는 세력들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리 용어를 만들어도 병사하신 분에 대해서는 살인이라는 형태의 용어를 쓰는 건 심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정치가 당장에 무슨 효과를 보고 싶어 하더라도 그분의 죽음을 간접살인이라는 걸 통해서 마치 이 후보가 책임이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 그건 정치적 금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이에 진행자 가운데 한 명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그런데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된다. 이게 단순히 우연인가”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우 의원은 “그러면 그분들을 다 우리가 다 살해했다는 뜻이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술자리에서는 이게 뭐냐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정치인이 공개적인 정치 언어를 써야 할 때는 이건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든 이 죽음을 이재명 책임으로 만들려고 앞선 나머지 간접살인이라는 용어를 썼다”며 “아무리 정치적 맞수지만 이런 식으로 뒤집어씌우기가 어디 있느냐. 금도를 어겼다”며 국민의힘을 맹비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