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호황에…포스코, 지난해 영업이익 9조원

입력 2022-01-12 17:15
지난해 12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 작업자가 종풍전 마지막 출선 작업을 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지난해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공급을 초과했고, 주요 철강제품 가격을 인상한 게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잠정 실적을 12일 발표했다. 연결 기준으로 2021년 매출액은 76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32.1%, 283.8%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가 연결 기준으로 연간 9조원대 영업이익을 내기는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종전 최고 실적은 2008년의 7조2000억원이었다. 연간 매출액이 70조원대를 기록한 것도 창사 이래 최초다.


지난해는 철강업계에 유례없는 호황기였다. 코로나19가 덮쳤던 2020년에 급격하게 철강 생산이 위축되면서 재고가 줄었는데, 지난해 백신 보급 등으로 전방산업이 살아나면서 수요와 공급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경제 부양에 나선 영향이다. 여기에다 중국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철강 감산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서 철강 공급이 감소했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넘쳐나는 수요에도 공급이 줄어든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도 감소하면서 가격을 인상할 여지가 생겼다. 철광석 가격이 한때 t당 20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도 제품 가격 인상의 실마리가 됐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철강사들은 조선용 후판 가격을 t당 40만원가량 올리고, 자동차용 강판도 12만원가량 인상했다.

올해도 철강사들은 좋은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다시 오르고 있다. 원료탄 가격 역시 지난해 연중 최고치를 향해 다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2.2% 증가한 18억96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철강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는 기저효과 축소로 철강 수요 상승 폭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2019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수요가 기대된다”고 관측했다.

한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제철이 지난해 매출액 23조383억원, 영업이익 2조522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보다 3300% 이상 증가한 규모다. 동국제강도 연간 매출액 7조1282억원, 영업이익 8315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