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외제차 운전자가 차량 진입을 막은 학교 경비원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경비원은 차주가 ‘새치기’ 한 것을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차량을 막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CNA 방송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60대 학교 경비원을 차량으로 밀어붙인 61세 벤틀리 운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흰색 벤틀리 차량이 경비원이 앞에 서 있음에도 그대로 밀고 나간다. 경비원은 차량이 붐비는 등교 시간에 벤틀리 차량이 새치기하자 차량 진입을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에서 벤틀리 차량은 가다 섰다를 몇 번씩 반복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간다. 차량 앞에서 운행을 막던 경비원은 부딪힌 무릎이 고통스러운 듯 무릎 쪽에 손을 올리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 사건 이후 경비직노조(USE)는 벤틀리 차량 운전자가 영상 속 경비원 네오 아 왓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운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레미언드 친 USE 사무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영상 속 경비원인 네오씨가 오른쪽 무릎이 아파 병원 검사를 받은 결과 사흘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데스먼드 탄 내무부장관은 네오씨가 학교의 안전을 위해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며 “안전을 담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비원들을 향한 폭력적 행위는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찬춘싱 교육부장관도 SNS에 교육부가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히며 “우리의 학교와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이들에게 가해진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