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마음 겨냥한 尹, ‘롤 황제’ 페이커 응원 간다

입력 2022-01-12 16:0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게임 산업에 관한 공략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 연합뉴스, LCK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난다. 게임 산업 관련 정책 공약 발표에 이어 e스포츠 현장을 직접 참관하기까지 하면서 이대남(20대 남자)의 표심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개막식에 참석한다. LCK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대회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e스포츠 대회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시작하는 T1과 광동 프릭스 경기를 직접 관람한다. T1은 이상혁 선수가 소속된 팀이다. 이상혁 선수는 세계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3회 우승했고, LCK에서 9회 우승해 세계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불린다.

윤 후보가 이 행사에 참석한다는 게 알려지자 20대 남성 기반의 커뮤니티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내일 하면 안되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선수들과 어깨동무 등 하면서 친한 척” “선수들한테 겜잘알(게임을 잘 아는 사람)인 척” “페이커와 윤석열 둘을 중심으로 둘러서 사진찍기” “선수들 옆에 세워놓고 쓰잘데기 없는 공약 얘기 길게 하기“ ”경기 본다고 앉아있다가 졸기” 등 5가지 제언이 올라왔다. 윤 후보 선대본부의 청년 보좌역들을 이 내용들을 포함한 보고서를 윤 후보에게 보고했다.

또 ‘LCK 개막전 모범 답안 영국남자에 다 나와 있음’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에서 LCK를 관람하는 내용의 영상의 캡처본과 함께 윤 후보의 메시지를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작성자는 “‘게임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젊은 세대들이 그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을 눈으로 직접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 정도가 딱 젊은 세대가 원하는 오픈마인드를 가진 어른의 태도다”라고 조언했다.

윤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의 주요 관심사인 게임에 대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게임업계 불공정 해소를 위한 4가지 약속’ 공약을 발표하면서 게임회사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공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 인식차가 큰 대표적 분야가 게임”이라며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 왜곡된 시선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 2일에도 페이스북에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라며 “‘페이커’ 등 유명 E스포츠 선수의 경우 야구, 축구 등 프로선수들보다도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선망의 대상이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게임산업도 마찬가지다. 경제성장이 정체된 지금, 게임업계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 세계에 수출을 하는 효자산업이다. 최근 IT업계의 대규모 연봉 인상 트렌드도 게임업계가 이끌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