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결국 전부 오미크론에 노출될 것”

입력 2022-01-12 15:42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에 거의 모든 사람이 노출될 것이라고 미국 보건당국 수장들이 전망했다. 그렇다고 면역 확보를 위해 일부러 오미크론에 감염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1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행사에서 “특출하고 전례 없는 전염력을 가진 오미크론이 궁극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백신을 맞은 사람과 부스터샷(추가접종)까지 맞은 사람도 (오미크론에) 노출될 것”이라며 “이들 중 일부, 어쩌면 많은 사람이 감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오미크론 감염 시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증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체로 ‘상당히 잘 지낼 가능성이 높다’고 파우치는 덧붙였다.

그는 “불행하게도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이것(오미크론)이 지닌 심각한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닛 우드콕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대행도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대부분이 코로나19에 걸릴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감염 확산이 진행되는 동안 병원이 계속 작동하고 교통이나 다른 필수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증세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이 바이러스에 일부러 감염돼 면역력을 높이면 되지 않느냐는 인식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과대학 헤이비글로벌보건연구소 로버트 머피 박사는 CNN에 이런 생각이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오미크론에 감염되려고 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갖고 노는 것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고의 감염을 위험하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오미크론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을 ‘그저 좀 더 심한 감기’쯤으로 여기는데 코로나19는 어디까지나 감기가 아니라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머피 박사는 오미크론 감염 시에도 며칠 동안 환자를 쇠약하게 만드는 고열과 림프절 종창, 인후통, 심한 울혈 등이 종종 보고되고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미크론 감염자가) 중환자실에 가거나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죽을 가능성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게 심각한 질병이 아닐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감염 후유증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 이유다. CNN은 약 80%가 한 달 안에 후각 미각 등을 회복하지만 나머지는 6개월 넘어서도 냄새나 맛을 느끼지 못했다는 연구 내용을 전하며 “불행한 소수는 이 두 감각을 영영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