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허가…다음달 초부터 접종

입력 2022-01-12 14:25 수정 2022-01-12 14:29

미국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다른 독감 백신 등에서도 활용해왔던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된 합성항원 백신으로는 국내 첫 허가다. 해외 임상에서 90% 내외의 예방효과가 확인됐다.

식약처는 12일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임상시험 최종결과 보고서 등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백신의 제품명은 ‘뉴백소비드프리필드시린지’다.

노바백스 백신은 mRNA 방식의 모더나·화이자 백신과 다른 유전자재조합 백신이다.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항원 단백질을 직접 주입해 체내에서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이미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에 사용돼 온 기술이다.

이 제품은 국내 생산과 상업화의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원액부터 완제품까지 경북 안동에서 제조한다. 2∼8도에서 5개월간 냉장 보관이 가능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고 별도의 해동 절차가 필요 없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약처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노바백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허가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식약처는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현장에서 이 백신의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식약처는 국가출하승인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며 “이날 허가 이후 국가출하승인이 신청된다면, 이르면 2월 초에 현장에서 접종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기본 접종, 즉 1차와 2차 접종에 쓰인다. 애초 허가사항이 기본 접종으로 돼 있어 당장은 부스터샷(추가 접종)에 쓰이지 않는다. 18세 이상의 성인이 대상이며 21일 간격으로 2회 맞으면 접종이 완료된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부스터샷에 쓰이는 코로나19 백신들도 노바백스와 마찬가지로 허가사항이 ‘기본 접종’이다. 임상 등 현장에서의 경험이 축적됐다고 판단되는 백신은 허가범위 외 의약품 사용을 적용해 추가 접종에 활용할 수 있다.

제출된 자료 등을 식약처가 파악한 결과 이 백신의 예방 효과는 영국 임상에서 89.7%, 미국 임상에서 90.4%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완료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중증 환자가 발생한 경우는 임상에서 나오지 않았다.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 측정값은 이 백신 접종 완료 2주 후에 접종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는 입장이 나뉘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한 임상시험 결과는 오미크론 변이가 있기 전에 진행된 연구이므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2일 충북 오송읍 식약처 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최종점검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측에서 밝힌 노바백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백신을 2회 접종하고 6개월 뒤 부스터샷 1회를 시행하면 오미크론 변이에 반응하는 중화항체가 2회 접종 대비 9.3배에 달했다.

접종 후 나타나는 전신 이상반응은 압통이나 주사부위 통증, 근육통, 피로감 등으로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였다. 접종 후 당일 또는 다음날에 발생했다가 수일 내 소실됐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보고된 이상반응이 대부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돼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영국 임상에서 심근염 1건, 미국 임상에서 혈관부종 등 4건이 보고됐으나, 자료 제출 시점에는 대부분 회복됐거나 회복 중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허가에 따라 국내에 신속하게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질병관리청과 총 4000만회분의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에 공급하는 선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