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이 12일 ‘멸공’ 발언 논란에 휩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겨냥해 “멸공에서 멸한 사람이 누구냐. 자기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세계 주가가 엄청나게 떨어졌다. 제가 알기로는 (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 날아갔다. 오너리스크, 기업리스크로 돌아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정치권까지 옮겨붙으며 화제를 모았던 지난 10일 신세계가 가파른 내림세를 보인 것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신세계는 전날보다 6.80%(1만7000원) 하락한 23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조4512억원에서 2조2939억원으로 1573억원 감소했다. “2000억원 이상 날아갔다”는 박 위원장의 설명과는 금액 차이가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른바 ‘멸공 인증 릴레이’에 동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매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 후보 정도 되면 자신의 행동이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특정 대기업의 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했다”고 비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0일 더는 ‘멸공’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스타그램 게시글 하단에 적어둔 ‘멸공’ 해시태그도 모두 삭제했다. ‘멸공’ 논란이 불매 운동으로 확산된 데다 일부 주주들이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돌발 행동을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등 악화된 여론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중국 무역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세계 주가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14% 오른 24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정 부회장이 사태 수습에 나서며 전날인 11일에 이어 이틀 연속 3%대 오름세를 보였다. ‘멸공’ 논란이 있기 이전인 지난 7일 주가(25만원)보다는 1.40% 떨어졌지만,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시가총액도 2조4268억원까지 회복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