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2차 부스터샷’을 뜻하는 백신 4차 접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올여름 이후 업데이트된 백신으로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법원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지난주 나온 학원 등에 한정된 방역패스 효력정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역 피해가 클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4차 접종, 업데이트 여부 고민해야 할 시기”
이 교수는 1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4차 접종은 어차피 해야 될 것 같다”며 “기존 백신으로 맞을지, 아니면 업데이트된 백신으로 맞을 건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 맞아야 하는 분들, 면역저하자라든지 아니면 코로나 환자를 보고 있는 의료진은 이미 2월이 되면 (3차 접종을 한 지) 3개월을 넘기 시작하는 분들이 나온다. 그런 분들은 기존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화이자는 오는 3월 정도면 업데이트된 백신이 나올 것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려면 여름이 지나야 할 것”이라며 “여름 이후에 맞는 분들은 업데이트된 백신으로 4차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페이스북에 ‘판사들의 과학적 사고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글을 쓰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에 대해선 “방역 정책이 칼로 자르듯 방역패스는 환자를 몇 퍼센트 줄이고, 거리두기는 몇 퍼센트 줄이고, 인원수 제한은 몇 퍼센트 줄이고 이렇게 나눠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며 “사실 시민들은 ‘방역패스가 (도대체) 얼마나 유익한데?’라고 이야기를 한다. 방역적인 시급성이나 이런 걸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방역패스’ 효력정지 결정…“방역에 매우 방해”
이 교수는 최근 법원이 백신을 맞지 않은 청소년에 대해 학원이나 독서실 등 출입을 금지하는 ‘방역패스’에 효력정지 결정을 내린 것을 언급하며 감염병 전문가로서 걱정스러운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국민의 공감대나 의견수렴이 필요한 건 맞지만,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정책을 막아버렸던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제로 소아·청소년 접종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지만,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이후 전주와 비교해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며 “방역에 매우 방해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방역정책에 대한 가처분 신청 인용은 매우 신중하게 해주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학원·독서실뿐 아니라 대부분 업종에서 방역패스 적용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방역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이 교수는 “이번에도 만약에 방역패스 가처분이 인용되면 방역패스 정책 자체가 완전히 좌초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그런 부분에서 (법원이) 신중하게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특히 방역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노력 그리고 답변을 조심스럽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도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시민 1023명은 지난해 12월 31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들은 식당·카페 등 방역패스 전반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12일 나올 예정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