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의혹’ 제보자, 생전 “극단적 선택 안 한다”

입력 2022-01-12 09:51 수정 2022-01-12 10:45
제보자 이모씨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 이모씨가 12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최근까지도 SNS에 극단적 선택을 할 생각이 절대 없다는 글을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이 후보가 이분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할지 기대도 안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이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고 언급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페이스북에 “이번 생은 비록 망했지만 딸과 아들이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된 당일이었다.

이씨는 그전에도 이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자주 올려왔다. 그는 이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만 하는 후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고(故) 김문기 개발1처장이 숨진 당시에는 “김문기는 자살을 추정할 아무런 징후나 합당한 동기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는 주장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지켜보고 분노하자”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는 앞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던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숨진 채 발견된 직후에도 이 후보를 겨냥해 “설계자를 두고 주변만 터니 이런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했었다.

그는 당시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탈탈 터니 이런 거 아니겠나”라며 이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했다.

홍 의원도 “또 죽어 나갔다”며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대장동 관련해서 두 명에 이어 이번에는 소송비용 대납 관련 한 명까지 의문의 주검이 돼 발견됐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죽음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무서운 세상이 돼 간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씨가 전날 8시40분쯤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씨는 2018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이모 변호사가 수임료 명목으로 3억원과 주식 20억원어치를 받았다며 관련 녹취록을 한 시민단체에 제보한 인물이다.

이 시민단체는 해당 제보를 근거로 당시 변호인단 수임료가 3억원도 안 된다고 언급한 이 후보 등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수원지검은 이 후보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이모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의 자문료 수임 내역 등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씨 가족은 최근 이씨와 연락이 두절돼 실종 신고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 등을 통해 이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