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고전에도 지지율 40%를 확실히 뚫지 못하는 ‘2차 박스권’에 갇혀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 후보의 당선 안정권 지지율을 43%로 보고 있다. 3월 9일 대선까지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의 4자 구도가 이어질 경우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득표한 41.08% 이상을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달 초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6~40% 사이를 기록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부족한 3~7%의 지지율을 ‘수도권 중도층’과 청년에게서 끌어온다는 계획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11일 “당선권인 43% 지지율에 안착하려면 수도권과 중도층에서 최소 4~5%를 가져와야 한다”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통합과 유능한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해 안정감을 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이 갈망하는 ‘내집 마련’과 ‘좋은 일자리’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면 청년 표심도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대위가 이 후보의 ‘매직 넘버’를 43%로 규정한 것은 내부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다자구도 승리 조건을 75% 투표율에 43% 이상 득표율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대선에서 43%를 얻는다 해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1~2% 이기는 수준”이라며 “마지막까지 박빙 승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30%대 중후반 지지율에 머물러있는 이 후보로서는 부족한 3~7%의 지지율을 수도권 중도층과 청년, 특히 20대 여성에서 찾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해 연말부터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상반되는 공약을 내놓으며 수도권 민심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 정부로부터 돌아선 부동산 민심의 회복이 곧 수도권 표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 후보는 문재인정부에서 금기시됐던 종부세 및 양도세 일시 완화 방안을 내놓았고, 현 정부가 거부감을 갖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도 ‘충격적인 부동산 공급안’의 주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20대 여성도 이 후보가 반드시 지지율을 확보해야 할 핵심 지지층이다. 이들은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지층인 만큼 마음을 돌릴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판단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만큼 20대 여성의 지지율을 얻기 어렵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결정적 순간이 오면 20대 여성 중 일부는 이 후보의 공약과 메시지를 보고 이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후보 측은 특히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언제 끝나고 반등이 시작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지지층이 완벽히 굳어지지 않은 데다 대선이 아직 한 달 넘게 남아있기 때문에 윤 후보 지지율이 빠르게 반등하면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