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별다방” 여권에서 번지는 스타벅스 불매운동

입력 2022-01-11 17:09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는 포스터들. 왼쪽은 '보이콧 정용진'으로 스타벅스 등을 불매운동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른쪽은 '아이러브 정용진'이라고 적혀 있고 스타벅스 등을 많이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불매운동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여당 의원들과 지지층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에 ‘동네 카페’를 방문한 사진을 올리고 “커피는 동네커피가 최고입니다. 카페마다 고유의 맛과 향이 있고 멋진 청년도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해시태그로는 ‘커피맛집’ ‘아듀별다방’ 등을 올렸다. ‘아듀’는 프랑스어로 작별 인사에 쓰인다. 별다방은 스타벅스의 별칭이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커피는 동네커피가 최고”라며 동네 카페를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따로 스타벅스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시태그로 ‘작별’을 달았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전날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국무총리 사회특보)의 글을 공유하면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를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적었다. 김 교수는 페이스북에 “제가 동의하지 않는 것은 낡고 철 지난 색깔론”이라며 “당분간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는 안 가겠다.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사용하고 싶다”라고 썼다.

여권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전날 “태극기 부대나 일베에게 스타벅스의 공간을 양보하겠다”며 불매운동 동참 의사를 밝혔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9일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고 적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전날 주변에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하루 만에 인스타그램에 북한 미사일 발사 기사를 공유했다. 정 부회장은 게시글에 ‘○○’이라고만 적었고 인스타 이용자들이 ‘멸공’이라는 댓글들을 달았다. 정 부회장은 ‘보이콧 정용진’ 포스터를 공유하면서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적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멸공’ 논란과 불매운동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이 모두 자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멸공 논란도 불매운동도 중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윤석열 후보도 국민의힘도 잘못을 인정하는 것 같다. 멸공 비판을 멈춰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멸공 논란을 불러온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자제했으면 한다. 기업 주가가 떨어져 개미 투자자가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공간에서는 각각 스타벅스 불매운동과 스타벅스 ‘돈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여권 성향 지지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스벅 돌체라떼 매니아였는데 이제 불매하기로 했다” “다이어트의 시작을 스벅 불매와 함께하겠다” “스벅 회원에서 탈퇴했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관련 커뮤니티에는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포스터가 공유되기도 했다.

반면 야권 성향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사서 먹었다는 인증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1일 1스벅을 하겠다” “‘돈쭐’(돈과 혼쭐의 합성어로 특정 제품을 많이 소비해 지지하겠다는 의미)을 내주겠다” 등의 글도 올라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