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잡스처럼 ‘터틀넥’…윤석열은 격앙된 말투 자제

입력 2022-01-11 15:3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테드(TED) 방식으로 자신의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1일 동시에 프레젠테이션(PT) 경쟁을 펼쳤다. 이 후보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옷차림으로 혁신적 이미지를 부각했다면 윤 후보는 차분한 말투로 안정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마치 글로벌 강연 플랫폼 테드(TED)의 연설자처럼 자신의 ‘신경제 비전’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검은 터틀넥에 회색 바지, 연한 베이지 자켓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왼쪽 뺨에는 살구색 핸즈프리 마이크를 착용한 채 양손으로는 큐카드를 들고 있었다. 편안한 옷차림에 손에 쥐는 마이크 없이 무대에 오른 모습이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후보는 발표 중 손짓을 섞거나 무대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희망’과 ‘과감한 투자’ 같은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무대 배경화면으로는 연설 내용을 시각적으로 함축하는 대형 사진을 띄웠다. 이 후보는 약 30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또박또박한 말투와 진지한 표정을 유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같은 시각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문화공간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를 강조했다.

어두운색 정장에 회색 넥타이를 맨 윤 후보는 연단 위에 올라 차분히 공약을 발표했다. 연단 옆으로는 파워포인트(PPT)로 만든 설명자료를 함께 띄웠다.

그동안 윤 후보의 공식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수어 통역사가 배치된 것도 새로운 시도다. 윤 후보가 9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45분 동안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할 때도 수어 통역이 이어졌다. 스스로 중점을 두고 있는 ‘약자와의 동행’ 기조에 주파수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강경한 이미지를 덜어내려는 시도도 엿보였다. 특히 윤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격앙된 말투는 회견 내내 찾아볼 수 없었다. 문재인정부를 비판할 때도 차분한 말투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앞서 “미친 사람들” “엉터리 정권”같은 표현을 동원해 격정적으로 연설하던 모습과 상반됐다.

질의응답을 할 때는 연단에서 내려와 ‘스탠딩 형식’을 택했다. 온라인에서는 윤 후보의 평소 습관인 ‘도리도리’가 줄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