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함)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국민을 같잖게 본 대가”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최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잖은 것들이 같잖은 짓 하다 역풍 부니 같잖은 자유, 같잖은 위트 운운하며 다시 같잖은 거짓말을 하다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대표가 언급한 ‘같잖은’ 이란 표현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토론을 요구하자 윤 후보가 “내가 이런 토론을 해야겠나. 정말 같잖다”고 했던 답변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후 윤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멸공 인증 릴레이를 이어갔다. 윤 후보가 지난 8일 SNS에 신세계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는 사진을 올리자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도 멸치와 콩을 사거나 먹는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중도층과 젊은 보수 지지층 사이에선 멸공 인증을 두고 대선에 ‘색깔론’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서도 멸공 인증 릴레이가 불필요한 정치적 쟁점을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국민의힘은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필요한 물건을 산 것이고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익살을 심각하게 받는다”며 후보자의 공식 계정에 올라온 사진은 농담 수준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한편 멸공 논란이 연일 이어지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신세계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80% 하락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는 등 신세계그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더이상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