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치권으로 번진 ‘멸공’ 논란에 대해 11일 “멸공에 반응하는 것은 국익에 손해를 주더라도, 색깔론으로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음모에 말려드는 일”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선 이재명캠프의 좌장으로 뛰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멸공 논란도 불매운동도 중단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후보도, 국민의힘도 잘못을 인정하는 것 같다”며 “우리도 일체의 멸공 비판을 멈춰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멸공 논란을 불러온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자제했으면 한다”며 “기업의 주가가 떨어져 개미 투자자가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눈치를 보자는 게 아니”라며 “(우리가) 멸공에 반응하는 것은 국익에 손해를 주더라도 색깔론으로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음모에 말려드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정 의원은 또 "국민의힘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네거티브 초대장을 당당하게 거부하고, 이번 대선을 누가 우리의 미래를 더 잘 설계하고 있는지를 겨루는 희망의 광장으로 만드는데 집중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7인회’ 핵심 멤버이자 중진인 정 의원이 ‘멸공 비판 중단’을 요구한 것은 자칫 보수 진영의 색깔론 공세에 끌려가거나 불필요한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야권의 ‘멸공 인증’ 릴레이를 ‘일베 놀이’라며 맹비난한 바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당분간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는 가지 않으려 한다”고 밝히는 등 신세계 계열사 보이콧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정 의원의 자제 요청엔 주가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봤을 개인 투자자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인은 품격이 있어야 한다”며 “멸치와 콩을 들고 사진 찍는 것도, 그걸로 여야 의원이 뒤섞여 공방하는 것도 부끄러우니 자제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