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주장을 두고 정치권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스타벅스 텀블러들을 전시하며 정 부회장의 행보를 응원하고 나섰다.
가세연 강용석 변호사는 10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마트 안 갈 수 없으니까 괜히 스타벅스 불매한다고 한다. 주변에 한 서너명 있을까 말까”라며 웃었고, 김세의 대표는 “앞에 있는 스타벅스 가서 텀블러 20만원어치 사왔다”라고 말했다.
과거 정 부회장은 가세연이 제작한 ‘뮤지컬 박정희’를 관람하는가 하면 SNS에 “가세연 보세요”라고 댓글을 달며 호감을 표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 6일 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게시물로 논란이 확산하자 그는 이를 삭제하는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마트 매장을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했고, 이어 나경원 전 의원 등 야당 인사들이 잇따라 멸치와 콩 관련 사진을 올리며 ‘멸공’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80% 하락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장중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5.34% 하락 마감하는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주가에도 파장이 미치자 정 부회장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가 급락에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에는 “오너 자격이 없다” “오너리스크가 팔고 싶은 이유가 됐다” “일론 머스크 따라하기인가” 등 불만이 쏟아졌다. 트위터 등 SNS에는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글들도 다수 올라왔는데 게시물의 상당수는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정 부회장은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며 “군대 안갔다오고 6·25 안 겪었으면 주동이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이냐. 내가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라고 정계 입문설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는 것까지 계산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함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