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1980억원을 횡령한 이모(45)씨가 모두 7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쓰던 휴대전화 중에는 ‘차명폰’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회사원이 이례적으로 많은 휴대전화를 사용했던 것을 두고 경찰은 범죄에 활용됐을 공산이 크다고 보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0일 이씨가 경찰에 붙잡히기 전 최소 7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를 경기도 파주의 은신처에서 검거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7대를 확보했다”며 “이 가운데 4대는 파손 상태로 발견돼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확보한 휴대전화 대부분이 이씨 가족 명의로 계설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경찰은 휴대전화가 파손돼 있는 등 증거 인멸 정황도 나타난 만큼 이씨가 누구와 연락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휴대전화 조사를 통해 이씨 가족 등 제3자가 범행에 도움을 줬는지, 오스템임플란트 측 윗선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이 밝혀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누구 명의의 휴대전화인지는 밝힐 수는 없지만 공범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횡령액 은닉 등에 개입한 의혹이 있는 이씨 부인과 처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경찰은 소재가 불분명한 1㎏ 금괴 354개의 행방 관련 단서를 잡고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금괴 행방에 대한 이씨의 진술을 일부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진술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놓고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