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 할 땐 언제고…민주당, 안철수에 “윤석열 아바타” 비난

입력 2022-01-10 17:3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동작구 한 창업보육센터에서 열린 여성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존재감이 커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다가 연대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선대위 회의에서 안 후보를 향해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를 넘어 ‘윤석열 아바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2017년 대선 때 ‘MB 아바타’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던 과거를 들추며 조롱한 것이다.

강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최근 유세 중 “전 국민이 재난을 당한 적이 없으니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사기”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강 최고위원은 “윤 후보의 망언에 버금가는 더 큰 망언으로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며 “안 후보는 윤 후보의 아바타가 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평택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해 경기도 책임론을 제기한 것을 거론하며 “희생 앞에서 정치적 이득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에 참담한 마음”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더좋은나라전략포럼에서 초청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들어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민주당이 집중 견제에 나서는 모양새다. 일부 조사에선 안 후보 지지율이 15%를 넘어섰고, 단일화 시 양자 대결에서 안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안 후보에 대한 강한 공세가 전략적 실수라는 뒷말도 나온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를 때릴수록 그의 존재감만 키워주게 될 것”이라며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유령처럼 대하는 게 상책”이라고 주장했다. 선대위의 다른 관계자도 “안 후보 지지율이 여기서 크게 출렁이면 윤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게 될 위험이 크다”며 “괜히 우리가 나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안 후보의 상승세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당 일각에선 대선 3자 구도 재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