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폐점 대신 ‘미래형 매장’에 힘주는 대형마트

입력 2022-01-10 17:12 수정 2022-01-10 17:55
부산시 부산진구에 소재한 홈플러스 가야점의 2002년 9월5일 오픈 당시 모습. 홈플러스 제공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가 늘며 부진을 겪던 대형마트들이 폐점 대신 리뉴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화 전문매장, 신선식품 강화, 체험공간 확장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앞세운다. ‘미래형 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로 올해 영업이 종료되는 부산 가야점을 부지 개발을 끝내면 ‘미래형 대형마트’로 재오픈한다고 10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신축 건물에 홈플러스가 다시 입점하는 방안을 부지를 매수한 부동산개발사와 협의하고 있다.

자산유동화가 확정된 다른 점포도 폐점 대신 재오픈을 추진한다. 홈플러스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2020년부터 1호점인 대구점을 비롯해 경기 안산점,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 등을 잇달아 매각해왔다. 줄어든 점포 수를 자산유동화 점포 재오픈으로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형마트 모델로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지 않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 이런 결정의 배경에 자리한다. 홈플러스는 6년 만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신규 출점하는 등 주춤했던 오프라인 사업에서 과감한 투자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인천 간석점, 청라점, 서울 월드컵점 등 17개 점포를 리뉴얼해 선보일 계획이다. 4~5년 뒤 자산유동화 부지에 신축될 매장도 새로운 콘셉트의 미래형 대형마트 모델을 예고했다.

지난해에만 12개점을 폐점한 롯데마트도 리뉴얼로 전략을 바꿨다. 지난달에 잠실점을 플래그십 매장 ‘제타플렉스’로 꾸며 새롭게 문을 열었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으로 꼽히는 와인, 리빙, 펫, 식료품을 강화한 전문 매장으로 구성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고 있는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해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오픈한 뒤 3일간 매출이 전년 대비 70.6% 증가해 안산점, 첨단점 등 최근 전면 리뉴얼한 점포의 평균 신장률(22.8%)을 앞질렀다.

롯데마트는 철수 수순을 밟던 창고형 할인점 ‘VIC마켓’도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VIC마켓으로 전환하고 내년까지 20개 이상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점은 다른 업태에 비해 여전히 오프라인으로서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 사업 확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폐점하는 와중에 일찌감치 리뉴얼에 나섰던 이마트는 실적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6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1월 누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는 지난해 18곳에 이어 올해에도 10여곳을 체험 공간 확대, 식품부문 강화 등 리뉴얼할 계획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