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잇따른 ‘멸공’ 발언이 정치 쟁점화 되면서 여권 성향 지지층 사이에서 이마트, 스타벅스 불매 운동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라고 올렸다. 현 대변인의 트위터에는 “나도 절대 안 사먹는다” “이마트도 안 가고 신세계 상품권도 안 사겠다” 등의 답글이 달렸다.
현 대변인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나 하나쯤이야 하지 말고 이마트, 신세계, 스타벅스에 가지 맙시다. 발을 들이면 정용진이 윤석열이 국민을 우습게 압니다”라고 쓴 글을 리트윗(공유) 하기도 했다.
현 대변인은 10일 CBS라디오에서도 멸공 발언과 관련해 “시대가 지금 어느 시대인데 일베스러운 놀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 성향 지지층이 주로 방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귀찮지만 스타벅스 충전금을 환불 해야겠다” “제일 좋아하는 커피브랜드였는데 이제부터 안 간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스타벅스 텀블러로 ‘멸공’ 에디션은 안 나오느냐”며 비꼬는 글을 올렸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다.
멸공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신세계 주가는 급락했다. 10일 신세계는 전 거래일보다 6.8% 하락한 23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일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 관련 논란을 보도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담긴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멸공’ ‘반공방첩’ 등의 해시태그가 달렸다. 정 부회장은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삭제하고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이 들어간 기사 캡처화면과 함께 새로운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관련 논란이 신세계의 중국 사업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 2017년 중국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정유경 총괄 사장(정 부회장의 동생)이 대주주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 화장품 사업에 진출해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중국인들 구매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