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글과 가장 비슷한’ 제주어 보전 작업 활기

입력 2022-01-10 15:20 수정 2022-01-10 15:34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 형태가 남아 있어 ‘한글 고어(古語)의 보고’로 불리는 제주어 보전 작업이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제주도는 제4차 제주어 기본발전계획(2023~2027) 수립을 앞두고 제주어박물관 설립 검토, 제주어 왜곡사례 조사 등 제주어에 대한 체계적인 보전 작업을 새롭게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우선 제주어박물관 설립 타당성 용역이 연내 진행된다. 도는 제주어박물관 설치 및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 일부개정안이 최근 제주도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제주어의 연구·교육·전시 기능을 담당할 제주어박물관 설치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주어는 지금은 한글에서 사라진 아래아(ㆍ)와 쌍아래아(‥) 등 중세 국어의 발음과 어휘가 많이 남아 있어 언어학적으로 가치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도 단위 보전 계획이 2007년에야 본격화하면서 2010년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소멸위기 5단계 중 4단계인 ‘심각한 소멸위기의 언어’로 분류했다.

박물관이 설치되면 독립적인 제주어 연구 기관의 면모를 갖추고 자료의 체계적인 보관과 전시를 통해 제주어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는 올해 1차 추경 예산안에 용역비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어 왜곡사례에 대한 일제 조사도 시작한다. 도는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우리말샘 사전에 제주어의 상당수가 표현이나 단어 설명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를 바로잡기로 했다.

제주에서 흔히 먹는 모자반국은 제주에서 ‘몸국’(정확히는 아래아 표기)으로 부르지만 우리말샘사전에는 ‘맘국’으로 표기되어 있다. 도는 이 같은 오기나 오류를 조사해 국립국어원 측에 수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몸국으로 불리는 모자반국이 우리말샘사전에서는 맘국으로 검색된다.

제주어대사전 편찬 작업도 순항하고 있다. 제주어대사전은 도가 2009년 발간한 제주어사전을 수정, 보완하는 것으로 2만5000개 표제어를 4만개까지 늘리고 이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용례와 사진, 삽화를 추가한다. 제주어 기록화의 핵심 사업이다. 4년간의 집필 과정 후 교정을 거쳐 2024년 하반기 발간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어에는 제주인의 삶과 문화가 녹아있다”며 “제주어를 알리고 체계적으로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