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안철수…이재명은 때리고 윤석열엔 견제구

입력 2022-01-10 13:24 수정 2022-01-11 09:53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책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자신이 이재명 후보의 맞상대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안 후보는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선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을 문제 삼으며 견제구를 던졌다. 야권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대선을 58일 앞둔 상태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안 후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해선 저돌적으로 공격을 퍼붓고, 윤 후보를 향해선 전면전으로 피하면서 ‘아웃복싱’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이 ‘3자 구도’로 전개되면서 안 후보가 상대방에 따라 차별적인 전술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선대위 회의에서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공약과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한국 정치의 망국병이 정치인들의 지역주의 선동과 진영 정치인데, 이제는 포퓰리즘이 새로운 망국병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특히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에 대해 “아무리 표가 급해도 나랏돈을, 국민의 혈세를, ‘문재인정권 시즌2 제작비’로 쓰려 한다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께서 절대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후보는 이어 “재난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은 생각 자체가 틀렸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가장 큰 피해를 보신 분들께 우선적이고 집중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그분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도와드려야 한다”며 “그것이 정의에 더 부합하고 공동체 정신에 맞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의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도 거론하며 “텅 빈 재정 곳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이야기 해보라”고 따졌다.

안 후보는 이어 “이런 게 바로 ‘임기 동안 해 먹고 튀면 그만’이라는 전형적인 ‘먹튀 정권’의 모습”이라면서 “이번 대선에서 인기영합 정치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정권이 교체돼도 대한민국 정치는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신용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을 거론하며 윤 후보 견제에도 나섰다.

안 후보는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을 거론하며 “부사관 월급이나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안 후보는 또 “지금 부사관 월급이 얼마인지 아느냐. 200만원이 안 된다”며 “제 기억에 예전에 국민의힘에서 부사관 월급이 사병 월급보다 적으면 누가 부사관에 지원하겠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 답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고 적었었다. 윤 후보는 이를 지급하는 데 필요한 재원 5조1000억원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7일 전국 성인 304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 후보는 11.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35.9%의 지지를 얻으며 윤 후보(32.5%)를 앞섰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