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책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자신이 이재명 후보의 맞상대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안 후보는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선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을 문제 삼으며 견제구를 던졌다. 야권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대선을 58일 앞둔 상태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안 후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해선 저돌적으로 공격을 퍼붓고, 윤 후보를 향해선 전면전으로 피하면서 ‘아웃복싱’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이 ‘3자 구도’로 전개되면서 안 후보가 상대방에 따라 차별적인 전술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선대위 회의에서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공약과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한국 정치의 망국병이 정치인들의 지역주의 선동과 진영 정치인데, 이제는 포퓰리즘이 새로운 망국병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특히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에 대해 “아무리 표가 급해도 나랏돈을, 국민의 혈세를, ‘문재인정권 시즌2 제작비’로 쓰려 한다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께서 절대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후보는 이어 “재난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은 생각 자체가 틀렸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가장 큰 피해를 보신 분들께 우선적이고 집중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그분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도와드려야 한다”며 “그것이 정의에 더 부합하고 공동체 정신에 맞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의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도 거론하며 “텅 빈 재정 곳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이야기 해보라”고 따졌다.
안 후보는 이어 “이런 게 바로 ‘임기 동안 해 먹고 튀면 그만’이라는 전형적인 ‘먹튀 정권’의 모습”이라면서 “이번 대선에서 인기영합 정치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정권이 교체돼도 대한민국 정치는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을 거론하며 윤 후보 견제에도 나섰다.
안 후보는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을 거론하며 “부사관 월급이나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안 후보는 또 “지금 부사관 월급이 얼마인지 아느냐. 200만원이 안 된다”며 “제 기억에 예전에 국민의힘에서 부사관 월급이 사병 월급보다 적으면 누가 부사관에 지원하겠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 답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고 적었었다. 윤 후보는 이를 지급하는 데 필요한 재원 5조1000억원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7일 전국 성인 304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 후보는 11.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35.9%의 지지를 얻으며 윤 후보(32.5%)를 앞섰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