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여성가족부 폐지 관련 ‘당대표 공개 토론’ 제안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후보들이 주도할 문제”라고 맞받았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선 “이 대표의 아바타가 아니라 자신의 공약을 스스로 밝히고 이재명 후보와 토론하는 자주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고 지적했다.
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송 대표는 10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관계가 좀 애매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이 문제를 갖고 당대표가 논의할 단계가 아니고 후보들이 주도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 대표의 여가부 폐지 공개토론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아바타가 아니라 본인이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국정철학을 가지고, 자신의 공약을 스스로 국민에게 밝히고, 스스로 이 후보와 토론하는 자주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부탁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당 내홍 봉합 이후 이 대표를 앞세워 여가부 폐지 공약을 제시한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여가부 폐지 공약을 들고나온 윤 후보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주 ‘묻지마 통합’ 이후 윤 후보가 이 대표의 감독 아래 대놓고 막장 연기를 하고 있다”며 “무엇을 반성하고 쇄신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딱 7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올려놓은 것을 보면서 선대위와 후보가 오가면서 수시로 말을 바꾸더니 SNS 한 줄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하기도 하다. 한마디로 쇼잉공약 부실공약”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폐지 토론과 관련해 “당대표가 나갈 생각이 없다”며 “필요하면 그와 관련해 계속 노력하는 권지웅 다이너마이트 선대위원장과 토론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들이 (당내에) 있다”고 했다. 자당 청년선대위원장과의 토론을 대안으로 제시한 셈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당대표가 만나서 토론할 사항은 아니니 (그런 것)”이라며 “그 내용을 갖고 하자는 건 (어렵다)”면서 토론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여가부 폐지에 대한 입장이 확실하게 정해지고, 우리 당 입장과 다르게 존치를 하고자 할 경우 각 당을 대표해 송영길 대표님과 이 사안에 대해서 방송에서 공개토론할 의향이 있다”고 적었다. 다만 정의당과의 토론에 대해서는 “어차피 매번 비슷한 이야기할 정의당은 해당 사항 없다”며 선을 그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