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와 병사 월급 인상 등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한 공약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윤석열 대선 후보의 행보에 대립각을 세웠다.
10일 홍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플랫폼 ‘청년의꿈’ 문답코너에서 최근 윤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마음이 급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대해선 “헛소리”라고 깎아내렸다.
홍 의원은 ‘만약 후보교체론에 따라 후보가 된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길 자신 있는가’라는 지지자들의 질문을 받고 “안철수도 이기는데”라고 답했다. 또 ‘윤 후보가 완주할 것인지’라는 질문엔 “글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보 사퇴’를 주문하라는 한 네티즌의 요청에는 “제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번 주 홍 의원과 만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를) 도와주더라도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지 앞장서서 총대 메는 바보짓을 이제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홍 의원이 윤 후보를 적극 도와야 한다는 주장에 재차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어 “이 좋은 대선 환경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덤터기나 쓰라는 판에 휩쓸리라는 것은 바보나 할 짓”이라면서 “그러나 뒤에서 제 할 일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후보는 9일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고 적었다. 이등병 기준 현행 51만원 정도인 병사 월급을 대폭 인상해 ‘이대남’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왔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문재인정부가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곳에 쓴 예산을 삭감하고, 흘러가지 말아야 할 곳에 흘러간 혈세를 차단하겠다”며 “엄격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엔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7일엔 ‘여성가족부 폐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