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최악의 화재…어린이 포함 63명 사상

입력 2022-01-10 07:53 수정 2022-01-10 08:37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한 아파트에서 큰불이 나 어린이 9명 등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화재가 처음 난 곳의 출입문이 열린 상태여서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져 피해를 키웠다.

뉴욕시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54분쯤 브롱크스 지역의 19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0여 명의 소방관이 즉각 투입돼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유독가스가 워낙 심해 63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중 최소 32명(사망자 19명 포함)이 중상자다. 사망자 중 9명은 16세 이하 어린이들이었다.

소방당국은 “신고 3분 이내 현장에 도착했고, 이미 연기가 19층 건물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거의 모든 층에서 부상자를 발견했으며, 이 중 다수는 심정지 또는 호흡정지 상태였다고 뉴욕시 소방국은 설명했다.

대니얼 니그로 뉴욕시 소방국장은 “건물 전체에 많은 사람이 갇혀 있었다. 전례 없이 많은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맨 처음 불이 난 곳은 2∼3층의 복층 세대였다. 해당 가구 현관문이 열려있어 연기가 건물 전체로 빠르게 퍼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소방당국은 침실에 있던 고장 난 휴대용 전기난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1972년 완공된 아파트로 120가구가 거주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입주자 상당수가 정부 월세 보조금에 의존해 사는 저소득층 노동자라고 보도했다. 일부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다. 일부 주민들은 평소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자주 오작동해 이날도 가짜 경보가 울린 줄 알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오스왈드 펠리스 뉴욕시의원은 “이날 화재는 비극이다. (피해자들은) 뉴요커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도 “현대 뉴욕에서 목격한 최악의 화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